자율주행차 국가별 제도 분석해보니 한국 뒤쳐지는 이유는…

속도내는 미국 … 걸음 못뗀 한국
미국 '단거리통신법' 검토 한창
한국은 인프라 확충에만 치중
업계 "명확한 규정 제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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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해킹과 교통사고의 법적 책임의 주체 등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미국 정부와 국회 모두 관련 제도 및 가이드라인 확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자율주행차 관련 정책이 인프라 확충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들은 최근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해킹 문제가 부상하자 이른바 '단거리통신법'의 검토를 요청했다.

에드워드 마키와 리차드 블룸멘탈 상원의원은 무선으로 차량 속도 및 위치 등 데이터를 다른 차량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단거리전용통신(DSRC)의 제한된 범위 내 주파수에서 해커가 사용자의 계좌, 신용정보 등의 정보를 해킹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해킹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DSRC 주파수 사용자를 경찰 등 관리감독기관에 등록시켜야 한다고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안했다.

앞서 지난 3월 유럽 최대 자동차 동호회인 아데아체(ADAC)는 주파수를 조작해 차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등 여러 차종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도 인터넷으로 연결된 자동차에 대한 해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운수성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곧 자율주행차의 판매와 안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의 자동차 안전 기준 및 법적 규제로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교통부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 5월 테슬라의 승용차가 자동운전기능 작동 중에 다른 차를 인식하지 못해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법적 책임 공방에 대한 논쟁이 격렬해진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자율주행차 관련 기관인 중국신식화부와 경찰이 최근 자율주행차 지침을 만들기로 하면서 이 가이드가 나올 때까지 자율주행차의 고속도로 시험주행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에 진출한 업체들은 정부의 발표만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같은 방침은 중국 내 테슬라 전기차의 오토파일럿 인명사고 이후 높아진 자율주행 기술의 불완전성에 대한 우려가 때문에 나왔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이라는 뜻으로 쓰일 수 있는 단어 '자동운전'(쯔둥자스)를 '자동보조운전'이라는 의미의 문구로 바꿨다.

우리 정부도 현재 관련 부처와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자율주행차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하는 협의 기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현황에 맞춰 대응하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를 2020년으로 잡고 도로 인프라 구축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 정책이 인프라 확충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만 치우친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해킹이나 교통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해져야 한다"며 "명확한 규정 없이는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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