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 모바일CPU 세계 최강 꿈꾼다

메모리는 이미 세계 최고… 이젠 시스템반도체로 승부
모바일AP 등 6개 품목 세계 톱 올라 단기간 괄목성장
올 시스템LSI 매출목표 10조… 2015년 세계 3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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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반도체 시장 격전지-시스템반도체
5부. 시스템반도체 대표기업에게 듣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54조6300억원, 영업이익 17조300억원, 순이익 16조15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부문 매출은 37조6400억원, 영업이익 10조1100억원으로 여전히 삼성전자의 핵심 캐시카우 사업은 반도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17조원이 넘는 사상최대 영업이익 가운데 60% 가량을 반도체에서 거둬들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반도체, 시스템LSI(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LSI사업부 등 2개 사업부가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매출 37조원 가운데 메모리 매출은 81.5% 수준인 30조원이었고, 시스템LSI 매출은 약 7조원으로 18.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이미 세계 최강이다. 1983년 고 이병철 회장의 2.8 도쿄 반도체 사업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사활을 걸어왔고, 한국 반도체 신화의 주역이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D램 37.5%, 낸드플래시 39.2% 점유율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타이틀은 지난해까지 18년간 단 한번도 빼앗기지 않은 채 이어져왔다. 메모리 분야에서만큼은 인텔 부럽지 않은 입지를 쌓아온 것이다.

◇삼성, 시스템반도체에 눈을 뜨다=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과거 반도체 분류를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구분하던 시절, 시스템반도체를 의미하는 비메모리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국내서 1990년대 중반까지 메모리가 한국 성공신화의 맏아들로 사랑받던 때 비메모리 `서자'에겐 누구 하나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적극 뛰어든 것은 IMF 외환위기로 곤혹을 치렀던 1997년 일이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를 그 해 발족하면서 비로소 메모리 외에 새로운 반도체 사업 동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시스템LSI(System Large Scale Integration)는 대규모 집적회로로 구성된 여러 반도체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한 반도체를 가르키는 것으로 흔히 시스템온칩(SoC)이나 시스템반도체라 불린다.

휴대전화, TV, 냉장고, 세탁기, PC,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의 세계 최강자가 되기 위해선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시스템반도체 기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에 일찌감치 삼성은 눈을 떴던 것이다.

◇삼성, 시스템반도체에서 성장동력을 찾다=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합해 총 3040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프로세서, 로직IC, 아날로그IC 등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2353억달러로 약 77%를 차지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687억달러로 전체의 23%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수년째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데 반해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3.4% 감소한 664억달러에 그치는 반면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5.2% 증가한 247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불과 3%에 머물렀다.

이처럼 성장 정체를 빚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지키는 것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사실을 삼성은 이미 2000년대 들어 간파하고, 메모리보다 3배 이상 시장이 큰 시스템LSI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스마트카드용IC, MP3플레이어용 시스템온칩, 내비게이션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지털카메라용 CMOS이미지센서(CIS) 등 될성부른 시스템반도체 5대 품목을 선정해 `시스템LSI 5대 제품 일류화'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설비투자와 인재 투입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 시스템반도체에 날개를 달다=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지 얼마되지 않아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디지털TV 세계 시장 평정과 함께 2002년부터 세계 1위에 오르더니, 2006년엔 내비게이션 AP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007년엔 MP3플레이어 등 미디어기기용 시스템온칩과 각종 신용카드 등에 들어가는 스마트카드용IC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또 2009년엔 CMOS이미지센서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스마트폰의 CPU라 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단기간 시스템LSI 사업에 집중해 작년까지 모두 6개 시스템반도체 품목을 세계 톱 클래스로 올려놓았다. 회사는 차세대 블루레이디스크 및 광스토리지용 SoC, 디지털모바일TV 원칩, SSD 등 플래시카드 컨트롤러IC 등에서도 괄목할만한 사업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에서 당분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용 모바일AP(모바일CPU) 부문에 집중, 모바일AP를 시스템반도체 대표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비롯해 자사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세계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에 모바일AP를 모두 공급하면서 사업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 과거 PC의 브레인인 CPU에서 인텔이 아성을 쌓았다면, 모바일 스마트혁명으로 주 컴퓨팅기기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옮아가는 지금, 모바일CPU에서 세계 최강 자리를 꿰차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사업 무게중심, 시스템반도체로 이동=1997년부터 시스템LSI사업을 이끌어왔던 권오현 사장이 2008년 반도체사업부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앉으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은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권 사장과 함께 시스템LSI 사업을 함께 이끌었던 우남성 부사장이 지난해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으로 임명되며, 시스템LSI 사업은 삼성 반도체의 떠오르는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2001년 불과 1조4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시스템LSI 사업 매출은 2004년 2조2800억원대로 올라섰고, 2008년엔 3조5000억원대로 뛰었다. 이어 2010년엔 무려 7조원대로 껑충 뛰어올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시스템LSI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5% 미만에서 지난해 약 18.5%로 증가했고, 올해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세계 시스템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에서 20위권 밖에 머물렀으나, 2009년 13위로 올라서더니 지난해에는 10위를 차지했다.

최근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올해 시스템LSI 매출목표를 10조원으로 잡고 있다"며 "2015년까지 세계 3위 시스템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2001년 이후 전자기기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연평균 10% 성장했고, 작년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신규 모바일기기 시장은 38%나 성장했다"며 "최근 5년간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매출 성장률은 평균 26%"라면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AP 부문에선 설계ㆍ소프트웨어ㆍIP 등 개발인력을 한국ㆍ일본ㆍ중국 등지에서 꾸준히 뽑아 현재 1000여명에 달하고 있고, 카메라폰용 이미지센서 매출은 2006년 2억8000만달러에서 올해는 7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지난해 시스템LSI 설비증설에 3조원 가량을 투자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난 4조2000억원 가량을 투자키로 했다. 회사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300mm 시스템LSI 생산라인 공장을 건설해 최근 모바일AP 등 시스템반도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국내선 기흥의 메모리 생산라인이었던 9라인을 시스템LSI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등 시스템반도체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도 강세=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본격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나서 단기간에 무섭게 성장했다. 회사측은 아직은 사업 초기단계라고 말하지만, 업계에선 대만 TSMC와 UMC, 아랍에미리트(UAE)의 글로벌파운드리와 함께 장차 글로벌 톱 파운드리 회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는 퀄컴, 자이링스, 도시바 등 굵직한 파운드리 고객사를 유치하면서 사업 시작 4년만인 2009년에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매출로 10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0위를 유지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빠르게 미세 공정 전환으로 파운드리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회사는 파운드리 사업초기부터 45나노급 저전력 로직공정을 주력으로 도입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다른 경쟁사들이 60나노급 이상 공정으로 생산하던 것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얘기다. 이어 지난해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32나노 저전력 하이-케이 메탈게이트(HKMG) 공정을 도입해 경쟁우위를 이어가더니 올해들어 이달초엔 28나노 저전력 HKMG 공정 개발을 완료, 양산 적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에서 20나노급 미세공정 생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던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에서도 단기간에 20나노급 생산공정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장 잠재력은 가히 폭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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